과거에는 입지가 어느 정도 받쳐주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하이엔드 기준에 맞게 지으려면 공사비 1000만 원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1. 하이엔드 브랜드, 이제는 '아무나' 달 수 없다
"앞으로 사업성이 좋지 않은 곳은 하이엔드 도입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반 분양가를 서울처럼 높게 책정할 수 없는 부산의 특성상, 공사비 상승분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부산 촉진 2-1구역 등에서도 시공사들이 900만 원 전후의 공사비를 제시하며 고심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결국 입지가 최상급이거나 사업성이 압도적인 곳들만 하이엔드 타이틀을 거머쥐는 '희소성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2. 부산 주요 구역들의 공사비 협상 진통
현재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주요 구역들도 공사비 협상으로 머리가 아픈 상황입니다.
광안A(아크로):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협상이 쉽지 않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려는 건설사와 비용을 절감하려는 조합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산1구역: 기존에 책정된 공사비가 현재 물가 대비 낮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현실화 과정에서 상당한 인상이 예상됩니다.
남천 삼익비치: 부산의 영원한 대장주인 이곳은 최근 99층 설계를 포기하고 기존 안을 선택했습니다. 특별건축구역 적용 시 공사비가 평당 1200만 원까지 치솟아 조합원 분담금이 전용 84㎡ 기준 9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결정적이었죠. 최고급 사양을 고집할 경우 분담금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건설사의 배짱? 혹은 브랜드 관리?
최근 건설사들은 "이 가격에 못 지으면 브랜드 못 준다"는 식의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운대 삼호가든은 시공사 해지라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죠.
건설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 미달의 공사비로는 하이엔드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합니다. 일부에서는 "지방이라서 더 비싸게 부르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원자재 값과 노무비 상승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거스르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4. 하이엔드의 가치는 결국 '차별화'에서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층고, 주차 공간, 내부 자재,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일반 아파트와는 급이 다른 스펙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재송동에 들어설 '르엘 리버파크 센' 등 부산의 첫 하이엔드 입주 예정 단지들의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에 육박한다는 소식은, 향후 이들이 입주했을 때 실거래가에서 얼마나 큰 '차별화'를 보여줄지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결론: 실리냐 브랜드냐, 냉정한 판단의 시간
결국 지금의 공사비 리스크는 부산 정비사업 시장의 옥석 가리기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무리하게 하이엔드 명칭에 집착하며 사업을 지연시키기보다, 실질적인 사업 속도와 내실을 챙기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더 실익이 될 수 있다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부산의 하이엔드 공급이 줄어들수록, 이미 확정되었거나 입지가 확실한 하이엔드 단지들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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